자주 가던 사이트가 갑자기 안 열릴 때 확인하는 순서

나무 책상 위에 놓인 노트북 키보드
Image Catalog / Flickr / CC0 1.0

어제까지 잘 열리던 사이트가 오늘 아침 빈 화면만 띄우거나 '연결할 수 없음' 메시지를 보여 주면 당황하기 쉽습니다. 이럴 때 검색창에 이름을 넣고 처음 보이는 주소를 누르는 것이 가장 흔한 대응이지만, 동시에 가장 위험한 대응이기도 합니다. 원인을 하나씩 좁혀 가면 대부분 몇 분 안에 해결되고, 정말로 주소가 바뀐 경우에도 안전하게 새 주소를 찾을 수 있습니다. 아래 순서대로 확인해 보세요.

첫 단계는 문제가 내 쪽인지 사이트 쪽인지 가르는 일입니다. 같은 주소를 휴대폰 데이터로 열어 보고, 다른 사이트 몇 곳도 함께 열어 봅니다. 다른 사이트까지 모두 안 열린다면 공유기나 회선 문제이므로 공유기 전원을 껐다가 30초쯤 뒤에 다시 켜는 것부터 합니다. 휴대폰에서는 열리는데 PC에서만 안 열린다면 PC의 브라우저나 네트워크 설정을, 어느 기기에서도 안 열린다면 사이트 점검이나 주소 변경을 의심하면 됩니다.

사이트 쪽 문제로 보이면 다음은 공식 공지 확인입니다. 서비스 운영사는 점검이나 도메인 변경을 공식 앱 공지, 공식 소셜 계정, 고객센터 페이지, 가입할 때 등록한 메일로 알립니다. 앱이 있는 서비스라면 앱의 공지사항 메뉴가 가장 빠르고 믿을 만합니다. 반대로 커뮤니티 글이나 댓글, 문자로 돌아다니는 '새 주소'는 출처를 확인하기 전까지 누르지 않는 편이 안전합니다. 평소 주소모음 사이트를 즐겨 쓴다면 거기 실린 공식 주소와도 한 번 대조해 보세요.

내 쪽 문제라면 브라우저 캐시부터 정리합니다. 사이트가 서버를 옮기거나 주소를 넘기는 설정을 바꾸면, 브라우저에 남은 예전 파일과 이동 기록 때문에 화면이 깨지거나 같은 페이지를 맴도는 일이 생깁니다. 크롬과 엣지에서는 Ctrl+Shift+Delete를 눌러 인터넷 사용 기록 삭제 창을 열고 '캐시된 이미지 및 파일'과 '쿠키'를 골라 지우면 됩니다. 전부 지우기가 부담스럽다면 시크릿 창으로 먼저 열어 보세요. 시크릿 창에서는 열린다면 원인은 캐시나 확장 프로그램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캐시를 지워도 그대로라면 DNS를 의심할 차례입니다. DNS는 도메인 이름을 실제 서버 주소로 바꿔 주는 전화번호부 같은 역할을 하는데, 사이트가 서버를 옮긴 직후에는 내 PC나 통신사가 기억하는 예전 정보 때문에 접속이 안 될 수 있습니다. 윈도우에서는 명령 프롬프트를 열고 ipconfig /flushdns를 입력하면 PC에 저장된 DNS 기록이 비워지고, 맥에서는 터미널에서 sudo dscacheutil -flushcache 명령을 씁니다. 통신사 DNS 반영이 늦을 때는 네트워크 설정에서 공개 DNS로 바꾸는 방법도 있지만, 회사 PC라면 전산 담당자에게 먼저 묻는 것이 좋습니다. 서버를 옮기는 쪽에서 DNS 변경이 어떻게 퍼지는지 궁금하다면 웹호스팅 분야 링크모음에 실린 호스팅 업체들의 도움말을 읽어 보면 이해가 쉽습니다.

랜선이 꽂힌 네트워크 스위치의 포트 표시등
사진: @felixtriller / Flickr / CC BY 2.0

주소가 실제로 바뀐 것으로 확인됐다면 지금부터가 가장 조심해야 할 단계입니다. 주소가 바뀌는 시기에는 원래 이름과 한두 글자만 다른 피싱 사이트가 함께 늘어납니다. 새 주소를 알게 되면 철자를 처음부터 끝까지 읽고, 하이픈이 붙지 않았는지, 끝부분이 .com에서 .co나 .net처럼 바뀌지 않았는지 살펴봅니다. 분야별 공식 주소를 따로 정리해 둔 cuzzle.org 같은 최신 사이트 모음과 운영사 공지를 나란히 놓고 비교하면 가짜를 걸러내기가 훨씬 수월합니다.

피싱 주소를 가려내는 신호는 몇 가지로 정리됩니다. 우선 로그인 화면이 예전과 미묘하게 다르거나, 아이디를 넣자마자 비밀번호와 휴대폰 인증번호까지 한꺼번에 묻는 경우입니다. 주소창 자물쇠를 눌렀을 때 인증서가 전혀 다른 도메인에 발급돼 있는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링크를 누르면 여러 주소를 거쳐 넘어가거나 알림 허용, 프로그램 설치를 요구하는 것도 위험 신호입니다. 하나라도 해당하면 창을 닫고, 이미 비밀번호를 입력했다면 공식 앱이나 고객센터를 통해 바로 비밀번호를 바꾸세요.

확장 프로그램과 보안 프로그램도 접속을 막는 흔한 원인입니다. 광고 차단 확장이 사이트의 로그인 스크립트를 막거나, 백신 프로그램이 새 도메인을 아직 평판이 쌓이지 않은 주소로 보고 차단하는 일이 있습니다. 확장 프로그램을 하나씩 끄고 다시 열어 보면 범인을 찾을 수 있고, 브라우저가 오래된 버전이라면 업데이트만으로 해결되기도 합니다. 브라우저나 백신을 새로 받아야 한다면 소프트웨어 분야 목록에서 개발사 공식 다운로드 주소를 확인한 뒤 설치하세요.

PC의 날짜와 시간 설정도 한번 볼 만합니다. 시계가 크게 틀어져 있으면 브라우저가 보안 인증서를 유효하지 않다고 판단해 '연결이 비공개로 설정되어 있지 않습니다' 같은 경고를 띄웁니다. 윈도우 설정의 시간 및 언어 메뉴에서 자동으로 시간 설정을 켜 두면 해결됩니다. 회사나 학교 네트워크에서만 안 열린다면 내부 보안 정책으로 막힌 것일 수 있으니 담당 부서에 문의하는 편이 빠릅니다.

문제를 해결한 뒤에는 즐겨찾기를 새 주소로 고쳐 두세요. 예전 주소가 그대로 남아 있으면 같은 일을 또 겪고, 언젠가 만료된 예전 도메인을 다른 사람이 사들여 엉뚱한 사이트로 바뀔 수도 있습니다. 로그인이 필요한 사이트는 검색 결과가 아니라 공식 공지에서 확인한 주소로 직접 들어가 저장하는 것이 원칙이고, 믿을 만한 주소모음 한 곳을 함께 정해 두면 다음에 헤맬 일이 줄어듭니다. 다른 기기로 확인, 공식 공지 확인, 캐시 삭제, DNS 초기화, 피싱 여부 점검, 즐겨찾기 수정의 순서만 기억해 두면 자주 쓰던 사이트가 갑자기 안 열려도 크게 당황하지 않아도 됩니다.

← 전체 글 목록 · 홈으로